제너럴리스트(Generalist)와 스페셜리스트(Specialist)의 차이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둘의 차이를 잘 설명한다. 그러나 자신이 그 중 무엇에 더 가까운지의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하곤 한다. 이것은 자신이 둘 중에 어느 쪽인지 잘 알고는 있지만 사회적 풍토때문에 그것을 밝히기 꺼려하거나 자신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있거나 둘 중 하나다. 이 글에서는 다른 사람을 어떻게 제너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로 구분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대부분 잘 모르고있는 것 같아서 내가 발견한 방법을 공유해보도록 하겠다.
제너럴리스트는 단거리 선수, 스페셜리스트는 장거리 선수
제너럴리스트의 본질은 일을 하는데 있어서 얕고 넓게 파는 사람들이다. 반면 스페셜리스트의 본질은 일을 하는데 있어서 깊고 좁게 파는 사람들이다. 사람들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겠지만 이것이 그들의 본질이다. 제너럴리스트는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단거리 선수가 될 수 밖에 없다. 단거리 선수의 특징은 멀티태스커(Multitasker)다. 멀티태스커는 여러가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멀리 오래 달리지 못한다. 반면에 스페셜리스트는 장거리선수들이다. 장거리 선수는 본질적으로 싱글태스커(Single Tasker)다. 싱글태스커들은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은 떨어지지만 누구보다 멀리 오래 달릴 수있다.
제너럴리스트는 앞장서기 대장, 스페셜리스트는 뒷장서기 대장
제너럴리스트는 보통 남들을 따라가기 보다는 앞장서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식사시간에 밥을 먹으로 갈때 이러한 부분이 좀 더 확연하게 드러난다. “오늘 점심은 어디로 먹으러 갈까요?” 라는 질문에 끝까지 대답하지 않고 버티는 사람은 분명 스페셜리스트일 가능성이 크다. “이거 먹으러 가요!” 먼저 대답하고 앞장서는 사람은 제너럴리스트일 가능성이 크다. 스페셜리스트는 본질적으로 완벽 주의자들이므로 자신의 판단기준으로 불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수준의 지식 또는 사실만 가지고는 결론 내리기를 매우 꺼려한다. 그러므로 무엇이든 쉽게 결정내리지 못하고 우유부단하게 끝까지 버티는 작전을 고수하곤 한다. 반면에 제너럴리스트는 모든 것을 사실과 지식에는 의존하기 보다는 자신의 육감이나 직감이 하라고 하는대로 일단 움직이고 보는 성향이 짙다. 그러므로 그들은 쉽게 앞장설 수 있는것이다.
제너널리스트는 성급한 성격, 스페셜리스트는 느긋한 성격
제너럴리스트가 스페셜리스트를 만나면 숨부터 넘어간다. 이유는 스페셜리스트의 느린 성격을 한두번 만나고 나면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페셜리스트의 느린 성격이 이들이 마라톤을 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기 때문에 모든 것은 장단점이 있듯이 이들의 성격에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스페셜리스트가 제너럴리스트를 만나면 무엇이든 부족한 상태에서 처리를 감행하는 이들을 신뢰할 수가 없다. 그러나 제너럴리스트의 급한 성격과 다처리 능력 때문에이들이 단거리 달리기를 빨리 할 수 있는 것이기에 이들의 성격에도 특별한 문제가 있는것은 아니다.
인사 방안
우리는 학교나 직장에서 리더나 관리자가 더 높다고 배우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리고 우리 같은 유교 사회에서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리더나 관리자가 되지 못하면 낙오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스페셜리스트는 본질적으로 리더나 관리자를 잘 할 수없는 것인데 우리 사회는 왜 나이만 찼다고 그들의 보직을 리더나 관리자로 바꾸어놓고 그들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고심하면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감수하고 있는것일까? 예술가나 요리사와 같은 전문직이 아니면 우리 조직에서는 스페셜리스트가 대접 받을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이들은 “사”자 돌림직 즉 의사, 판사, 변호사 등의 직종을 선호하는 것일까?
우리 조직에서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는 스페셜리스트를 리더나 관리자로 몰아넣지 않고 그들을 우대하는 정책과 배려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외국에 나가보면 나이많은 전문가 직원들을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리더나 관리자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리더나 관리자 이상의 대우를 받고 있는 경우가 많다. 리더나 관리에게만 높은급여를 책정하지 않고 나이가 들어도 깊이있는 실무에 능통한 스페셜리스트의 양성이 절실하다. 또한 나이와 상관없이 리드나 관리를 잘할 수 있는 젊고 참신한 제너럴리스트를 관리직에 포진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리더나 관리자가 되면 무조건 높은 급여와 직위가 보장되는 공식을 깨트리는 사회적 풍토 조성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