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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단위변환 Calcbot for iOS and Mac

Kim Ryu HyunKim Ryu Hyun

잘 만들어진 계산기 앱을 찾다가 우연히 Calcbot 이라는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는데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다. 나는 이러한 프로그램 때문에 애플에게서 벗어날 수가 없다.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환율 변환은 물론 단위 변환이 가능하고 계산한 내용이 테이프 형태로 저장되어 언제든 모든 계산을 다시 입력할 필요 없이 나중에라도 다시 불러와서 사용 가능하다. 과학용 계산기도 포함하고 있고 iCloud 를 통하여 모든 디바이스에 동기화까지 된다. 이 회사는 단 3명의 프로그래머가 운영하는 소규모의 개발사인데 출시하는 모든 프로그램을 구매해주고 있다. 간결하고 아름다운 인터페이스에 iPhone 과 iPad 유니버설 어플까지, 이런 회사는 영원히 지원해주고 싶은 욕망이 불 타오르게 만드는 그런 회사다.

그런데 언제였는지 우연하게도 커스텀 단위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한자로 표기된 단위를 지원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좀 더 살펴보니 일본 단위체계를 지원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몰랐으나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하여 현재까지 우리 것으로 알고 사용하던 평, 근, 관, 자, 척, 리, 돈, 홉, 되, 말 등의 단위체계가 일본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그간 인터넷을 통하여 알게된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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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단위 변천사

1902년 광무 6년 10월에 ‘대한제국 도량형규칙’이 제정되었고, 이 규칙은 1905년 ‘대한제국 법률 제1호’로 제정되었다. 이때 면적단위인 한줌(1줌)은 1제곱미터로, 한뭇(1뭇)은 10 제곱미터, 한짐(1짐)은 100 제곱미터(=1 a(아르))로, 한멱(1멱)은 10,000 제곱미터 즉, 1 ha(헥타아르)로 정하였다. 현재 전 세계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10진법 단위인 미터 단위와 일치하는 우수한 단위체계를 갖춘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고유의 훌륭한 단위체계가 있었으나,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전국토를 ‘평’단위로 측량하면서 현재의 ‘평’단위가 도입되어 사용되었고, 일본 진주양식업자들이 사용하던 ‘돈’도 이 당시 유입되어 아직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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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거리

면적

부피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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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하던 와중에 집사람이 채소 근은 400그램인데 고기 근은 600그램이라는 얘기를 해서 일본에서는 채소 근 대신 사용하는 Hyakume가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또한 한국 리가 일본 Ri의 1/10인 사실도 알게되었다. 채소 근은 편의상 375g이 ‘400g=한 근’으로 바뀌었고 한국 리는 관례적 환산법이 적용되어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내가 이 글을 쓴 이유는 이렇게 뿌리깊게 침투해있는 일제 잔재를 청산하자는 얘기를 하고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위와 같이 설정하면 간편하게 우리 단위체계와 국제 단위체계의 변환이 가능하다는 새로운 지식을 공유하고 싶을 뿐이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한자로 단위표기가 되어있으나 로마자 발음기호는 일본식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쉽게 설정할 수 있도록 일본식 발음기호를 함께 표기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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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며

이번 글은 쓰다보니 본의 아니게 일본 단위체계를 미국 계산기 앱에서 지원하게되어 내가 편리하게 사용하게 되었다는 글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내가 태어난지 반세기를 흘러서 우리는 왜 이러한 단위체계를 사용하게 되었는지, 늦었지만 알게되는 계기가 되어서 한편으로는 기쁘다. 그리고 우리가 국제화라는 미명아래 우리 것을 또 다시 버리고 있는 현실에 씁쓸한 기분도 든다. 킬로그램, 밀리그램, 그램 보다 한줌, 한뭇, 한집, 한멱이 더 친근감있게 들리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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