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업 모델에 대해 의논할 때 항상 전개되는 상황이 있다. 회의 중 여러 의견을 제시하지만, 가장 중요한 전체 숲(Forest=사업 모델)보다 별로 중요하지 않은 나뭇가지(Branch=요소 기능)에 대한 얘기만 오갈 때가 있다. 이런 회의는 끝나도 남는 게 별로 없고 다음 날 회의에서 같은 일이 또다시 반복될 뿐이다. 이럴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사업 모델 캔버스(Business Model Canvas)이다. 사업 모델 캔버스를 사용하면 모든 이해 당사자가 빠르게 사업 모델을 이해하고 숲을 바라볼 수 있게 되며 어떤 숲을 가꾸면 좋은 사업 모델이 되는지 쉽게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또 변경할 수 있게 된다. 목표 고객군에 어떤 제품 또는 서비스를 어떤 방법으로 판매하면 되는지 실제 숫자를 대입하고 이 사업 모델로 연간 수익이 얼마나 가능한지 쉽게 계산해낼 수 있다.
이렇게 도출한 사업 모델에 대해서 입증해야 할 핵심가설을 하나씩 추출하여 앞 포스트에서 설명한 실험 및 검증을 통하여 사업 모델을 수정해 나가면, 좀 더 구체적이고 확장 가능하며 반복 가능한 사업 모델에 우리는 좀 더 빨리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모든 도구가 그러하듯이 도구만 있어서 되는 일이 아니라 그 도구를 잘 사용하는 사람과 잘 정비되고 표준화된 절차가 있어야 작성 가능하다. 우리가 운에만 사업의 운명을 맡기지 않고 이렇게 핵심가설을 하나씩 입증해가며 찾아내는 사업 모델은 때로는 고통이 따르지만 참으로 값진 선물이 된다. 고뇌의 시간이 따르는 작업이지만 이런 방식을 채택하면 지금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사업 모델을 우리는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캔버스를 작성하는 방식은 우측에서 좌측으로 작성하는데 다음과 같은 순서를 따른다. 정해진 크기의 캔버스에 정해진 크기의 포스트잇을 사용하는 이유는 내용이 너무 많아지면 우선순위를 정하여 우선순위가 낮은 포스트잇을 지우지 않고 캔버스 가장자리에 남겨 두었다가 실험을 통해 핵심가설을 입증해 나가면서 각 포스트잇의 위치를 변경하고 자연스럽게 가장 중요한 내용만 ‘사업 모델 캔버스’에 들어가게 하기 위함이다.
우측 사업 모델 캔버스 작성
우측 캔버스는 수익구조를 중심으로 작성한다. 목표 고객군에 어떤 제품 또는 서비스를 어떻게 판매할 것인지를 생각하라. 그리고 어떤 수익을 창출할 것인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재한다.
- 고객군(Customer Segments) – 우리의 목표 고객군을 여기에 기술하고 시장 조사를 통하여 예측한 숫자를 대입한다. – 유형 : 대중 시장, 틈새시장, 분권화 시장, 다각화 시장, 다중 플랫폼 시장 등
- 제품군(Value Propositions) – 가치 제안 캔버스를 통하여 유추한 제품 또는 서비스를 여기에 기술한다. – 유형 : 신제품, 성능 향상, 커스터마이징, 업무 처리, 디자인, 브랜드, 사회 지위, 가격 인하, 비용 절감, 위험 감소, 접근성, 편리함, 사용성 등
- 판매경로(Channels) – 어떤 경로를 통하여 우리의 제품군을 목표 고객군에 전달할지 여기에 기술한다. – 유형 : 직접 판매, 간접 판매, 온라인 판매, 모바일 판매 등
- 유치전략(Customer Relationships) – 어떤 방법으로 유치하고 고객을 유지할지 전략을 여기에 기술한다. – 유형 : 거래 기반, 장기 관계, 개인 관계, 전용 관계, 셀프서비스, 자동서비스, 커뮤니티, 공동 제작, 교체 비용 등
- 수익구조(Revenue Streams) – 예상하는 제품 또는 서비스의 가격을 산정하고 연간 수익구조가 흡족한지 판단한다. – 유형 : 자산매각 대금, 사용료, 회비, 대출비, 대여비, 리스료, 라이선스료, 커미션, 광고료 등
우측 캔버스를 작성하고 수익구조가 흡족하지 않으면 나머지 캔버스는 그릴 필요가 없어진다. 만약 흡족한 시장 규모의 사업이 발견되면 좌측 캔버스를 다음과 같은 순서대로 작성한다.
좌측 사업 모델 캔버스 작성
좌측 캔버스는 비용구조를 중심으로 작성한다. 누구와 협력할 것이고 어떤 자산을 쌓을 것인지를 생각해보라. 그리고 어떤 비용을 지출할 것인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재한다.
- 제품군(Value Propositions) – 가치 제안 캔버스를 통하여 유추한 제품군을 여기에 기술한다. – 유형 : 신제품, 성능 향상, 커스터마이징, 업무 처리, 디자인, 브랜드, 사회 지위, 가격 인하, 비용 절감, 위험 감소, 접근성, 편리함, 사용성 등
- 협력사(Key Partnerships) – 우리의 목표 제품군을 고객군에 판매하려면 꼭 필요한 협력사를 여기에 기술한다. – 유형 : 사업 최적화, 경제규모 달성, 자원 확보, 기술 확보 등
- 핵심자산(Key Resources) – 이 사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 무엇인지 여기에 기술한다. – 유형 : 유형자산, 무형자산, 지적자산, 인력자산, 자본 등
- 핵심업무(Key Activities) – 이 사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업무가 무엇인지 여기에 기술한다. – 유형 : 제작 업무, 문제 해결, 플랫폼 구축, 네트워크 형성 등
- 비용구조(Cost Structure) – 위의 핵심자산으로 핵심업무를 수행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을 여기에 기술하고 구체적인 숫자를 대입한다. – 유형 : 비용 발생, 가치 유발, 비용 항목, 경제 규모, 작업 규모, 고정 비용, 변동 비용 등
이렇게 좌측 캔버스까지 작성하고 비용구조가 추가되면 이 사업 모델에서 실제 예상되는 연간 수익을 기준으로 사업 모델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이런 방식을 이용하여 좋은 사업 모델이 도출되었다면 핵심가설을 하나씩 추출하여 중요한 것 순으로 실험에 돌입한다. 그리고 사업 모델 캔버스에 실험한 후에 개별 포스트잇별로 반드시 가설(Hypothesis), 실험(Experiment), 증거(Evidence) 및 교훈(Insight)을 기록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업 모델 캔버스는 가능하면 지우지 않고 사업 모델을 복사하여 사용하고 이를 수정하는 방법을 활용하면 우리 사업 모델의 변천사를 모두 기록하고 나중에 기간별로 비교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연습을 위해서 기존에 성공한 사업 모델의 변천사를 그려보면서 토론하는 것이 좋은 교육이 될 수 있다. 아래 도서들은 지금까지 연재한 내용이 기반하고 있는 책들이어서 참조하기 바란다.
사업 모델 캔버스 :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 ; 알렉산더 오스터왈더, 예스 피그누어 저
가치 제안 캔버스 : 밸류 프로포지션 디자인 ; 알렉산더 오스터왈더, 예스 피그누어 저
실험 및 학습 카드 : 비즈니스 아이디어의 탄생 ; 데이비드 블랜드, 알렉산더 오스터왈더 저/유정식 역
이번 포스트에서는 Business Model Canvas(사업 모델 캔버스)에 대하여 다루어 보았는데 다음 포스트에서는 린스타트업 애자일 방법론 4탄으로 Test & Learning Card(실험 및 학습 카드)를 연계하여 다루도록 하겠다. 그리고 아직 읽어보지 못했다면 이전 포스트인 린스타트업 애자일 방법론 1탄에서 Value Proposition Canvas(가치 제안 캔버스)를 다루었는데 한번 읽어보면 도움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