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지난 30년간 이 세상 모든 굴뚝 산업을 온라인화시켰다. 인터넷상의 모든 콘텐츠는 복제가 가능하여서 생산자는 돈을 벌지 못하고 유통자들만 돈을 버는 세상을 만들어 놓았다. 인터넷의 첫 번째 킬러 애플리케이션은 이메일이었다. 블록체인은 인터넷 2.0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복제할 수 없는 인터넷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의 킬러 애플리케이션은 가상화폐이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파일에 불과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단 한 번도 해킹 즉 복제를 당하지 않았다. 비트코인 관련 해킹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보면 모두 중앙 거래소 또는 개인 지갑에서의 도난이었고 메인넷이 해킹된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러므로 블록체인은 유통자는 돈을 벌지 못하고 생산자만 돈을 버는 세상을 만들 전망이다.
모든 가상화폐의 시조로서 2008년 발명되어 2009년부터 시작된 비트코인은 지난 12년 동안 폭발적으로 성장하였다. 비트코인을 모방하거나 향상한 코인이 1만 종을 넘으며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3,000조 원을 능가한다. 금은 채굴량의 한계로 아날로그적 희소성 때문에 가치가 있다고 본다면 가상화폐 또한 알고리즘을 이용한 채굴량의 한계로 디지털적 희소성 때문에 가치가 생기는 것이다. 고액의 금을 사고팔거나 이동하는 일은 어렵지만, 가상화폐는 쉽고 빠르기 때문에 머지않아 금의 현재 시가총액인 1경 원에 가상화폐가 도달하거나 능가할 가능성이 크다.
비트코인의 기초기술인 블록체인은 복제나 위변조가 불가능한 구조를 가지는 인류 최초의 기술이다. 비트코인 보안 기술의 핵심은 최초 10분 동안의 거래내용을 모아서 해시값을 구하여 첫 번째 블록을 형성한다. 해시함수(hash function)는 임의의 길이의 데이터를 고정된 길이의 데이터로 매핑하는 함수이다. 두 번째 10분 동안의 거래내용을 모으고 첫 번째 해시값을 더하여 두 번째 해시값을 구하여 새로운 블록을 형성하는 동시에 기존 체인으로 연결한다. 세 번째 10분 동안의 거래내용을 모으고 두 번째 해시값을 더하여 세 번째 해시값을 구하는 방식으로 N 번 반복하여 현재의 해시값으로 직렬 체인을 연결하여 블록체인이란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현재의 인터넷에서는 중앙에 서버가 있어서 서버만 증설하고 보안을 키우는 구조인데 항상 내부 도난 또는 외부 해킹의 위험에 시달린다. 그래서 블록체인은 중앙에 서버를 없애고 전체 네트워크 노드에 거래기록을 공개하여 분산 저장하는 방식을 취하여 내부 위조나 외부 해킹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1만 번째 블록이 쌓였을 경우 누가 5번째 블록에 들어 있는 거래 내용을 조작한다면 5번째 해시값이 달라지므로 6번째부터 만 번째에 이르는 모든 해시값이 달라진다. 프로토콜 상 전체 네트워크 노드에 있는 블록체인은 매시간 자동 비교되고 51% 이상이 동의하는 거래기록과 차이가 있으면 자동 폐기되므로 위변조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생겨나는 디지털 희소성 때문에 비트코인의 현재 가격은 7천만 원을 상회하고 있다.